서귀포에 모인 복싱 꿈나무들, 그런데 선수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3일, 공천포전지훈련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개막


전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들이 서귀포에 모였다. 상급학교 진학을 압둔 선수들이 많은데, 이들은 그간 흘린 땀방울을 결실로 거두기 위해 몸에 있는 마지막 힘까지 링 위에 쏟아 붇는다.


▲ 최준원 선수와 박정현 선수의 고등부 플라이급 시합(사진=장태욱)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가 3일 공천포전지훈련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개막했다. 대한복생협회가 대회를 주최하고, 제주도복싱협회가 주관한다. 경기 셋째 날인 5일 오후, 경기가 열리는 다목적체육센터를 찾았다. 다목적센터에 두 군데 링이 마련됐는데, 각각 중등부와 고등부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남자 중등부는 모스키토급(38~42kg)부터 라이트헤비급(75~80kg)까지 13체급, 여자 중등부는 핀급(44~46kg)부터 미들급(70~75kg)까지 6개 체급, 남자 고등부 이상은 플라이급(47~50kg)부터 슈퍼헤비(90kg 시상)까지 10개 체급, 여자 고등부 이상은 라이트플라이(45~48kg)부터 미들급(70~75kg)까지 7개 체급별로 기량을 겨뤘다.

체급은 남자 중등부가 가장 많은데, 실제로 출전한 선수는 남자 고등부가 절반 정도 되어 보였다. 남자 플라이급이나 밴텀급에는 각각 30명이 넘는 선수들이 출전해 최하 다섯 번을 연속 승리해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방식이다.

대회는 중등부는 2분 3라운드, 고등부 이상은 3분 3라운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수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나 체육관의 명예를 위해 마지막 죽을 힘까지 링 위에 쏟아냈다. 그래도 대회가 오는 12일까지 10일간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은 하루에 두 경기를 뛰는 대진은 없다. 하루 경기를 하면 다음 혹은 그 다음날 경기를 하기 방식이어서, 체력 부담은 그다지 크기 않다고 했다.


▲ 남자 중등부 플라이급(48~50kg)에 출전한 서시우 선수는 이번어 첫 번째 공식대회 출전이다.(사진=장태욱)

한 복싱 지도자는 “서귀포에서 경기가 열린다니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경기 여건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 숙소도 좋고 음식도 입ㅔ 맞았다. 그리고 경기장도 시원해서 선수들이 시합하기에 좋은 여건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남자 플라이급(48~50kg)에 출전한 전남기술과학고등학교 소속 최준원 선수는 발군의 기량으로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최준원 선수는 지난달에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5 아시아 U19 & U22 복싱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최준원 선수는 이날 16강전에서 서울체고 박정현 선수를 맞아 수준 높은 기량을 보인 끝에 판정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가 자신의 첫 번째 공식대회 출전이라는 선수도 있었다. 남자 중등부 플라이급(48~50kg)에 출전한 서시우 선수는 복싱에 입문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고 했다. 중학교 3학년이어도 복싱 경력이 짧아 처음으로 공식 시합을 치뤘다.


▲ 서울체고 이준호 선수는 1학년임에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사진=장태욱)

서시우 선수는 기자에서 “경기를 잘 지켜봐 달라.”라고 말하고 링에 올랐는데, 시합에서는 아쉽게 판정으로 졌다. 시합이 끝나고 동료와 지도자의 격려를 받으며 내려오면서도 “이기지 못해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서울체고 이준호 선수와 충북체고 이진영 선수가 겨룬 플라이급 16강전도 볼만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두 체육고등학교끼리의 대결인 데다, 이준호 선수는 1학년, 이진영 선수는 2학년으로 학년이 다른 선수끼리의 경기라 관심이 컸다.

이준호 선수는 경기 전에 “제가 작년에 중등부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데, 고등부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선배 선수와 겨루지만, 자신감을 갖고 싸우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준호 선수와 이진영 선수는 링 위에서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을 치뤘는데, 이준호 선수가 한 차례 다운을 뺏으며 근소하게 우세한 경기를 펼쳐 판정으로 승리했다.


▲ 이준호 선수(홍)와 이진영 선수(청)의 남자 고등부 플라이급 16강전 경기 장면(사진=장태욱)


이긴 선수들을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체중을 측정하는 부당이 있어서 음식 조절에도 시경을 쓰는 눈치다. 공천포전지훈련센터 입구 식당에서 만난 선수는 “음식은 맛있게 먹는데, 체중 조절 때문에 마음껏 먹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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