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보고(寶庫) 하논분화구, 어린이들 눈빛이 반짝인다
[현장] 하논분화구 어린이습지탐사대
6일, 화창한 일요일 아침에 어린이 10여 명이 서귀포시 하논분화구에 모였습니다. 람사르습지도시 서귀포시 어린이습지탐사대 대원들인데, 하논습지에 사는 식물을 조사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하논분화구는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마르형 분화구입니다. 수중폭발로 형성된 화산체인데, 원형의 큰 분화구 안쪽은 분지처럼 움푹 가라앉은 지형입니다. 분화구 안쪽은 습지를 이루기 때문에 제주에서는 드물게 논이 발달했습니다. 오래 전 식물의 씨앗과 꽃가루가 습지에 잠겨 있는데, 이런 것들은 과거의 식생과 기후를 연구하는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어린이습지탐사대는 서귀포시내 4개 학교에서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14명으로 구성됐습니다. 대원들은 지난 5월 25일 1차 탐사를 시작했습니다. 대원 한 명이 식물 한 종을 선택해서 그 특성을 관찰했습니다. 대체로 여름에 꽃이 피는 식물인데, 관찰한 내용을 그림과 글로 기록지에 꼼꼼하게 그리고 적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이 습지는 즐거운 활동장소입니다. 허하준(동홍초 5학년) 대원은 “습지 탐사가 재미있어요. 특히 장화를 신고 진흙을 밟으며 활동하는 게 좋아요.”라고 말했다.

6일 2차 탐사가 열리는 날, 약속한 10시가 되기 전에 어린이들이 하논분화구로 모였습니다. 어린이들은 안전을 위해 장화를 신고, 탐사복을 챙겨 입고, 햇빛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썼습니다. 루페를 들고 가슴에 명찰을 달았는데, 명찰 뒷면에는 ‘람사르습지 탐사대 서약서’가 적혀있습니다.
“나는 람사르습지를 사랑합니다. 습지를 보호하고 생물을 소중히 여기며, 깨끗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어린이들이 함께 서약서를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그리고 습지 해설사 선생님이 조심해야 할 점을 안내했습니다. 김연미, 문경애 해설사 선생님은 대원들에게 물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뱀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주의를 살피라고 얘기했습니다.
대원들은 3개 조로 나뉘어 식물 관찰을 시작했습니다. 1차 탐사 때 자신이 관찰했던 식물을 찾아갔습니다. 1차 탐사 때 남긴 기록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자랐는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고 기록했습니다.

장재민(새서귀초 4학년) 대원은 털개구리미나리를 관찰했습니다. 1차 탐사 때 자신이 관찰했던 식물의 위치를 금새 찾았습니다. 관찰기록지를 꺼내서 1차 기록과 비교하며 어떻게 변했는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비교했습니다.
서귀포시협약인증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 사무국을 총괄하는 김찬수 박사는 “서귀포시 도심 가까운 곳에 하논분화구가 있는 게 정말 다행이다.”라며 “분화구에 식물도 다양한데 접근도 편리해 교육에 매우 유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탐사대는 물속에서 피는 꽃과 물 밖에서 피는 꽃을 비교 관찰하고 방학기간에는 하논습지 식물표본을 제작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9월 7일, 10월 19일 추가 탐사를 진행하는데, 탐사하면서 알게 된 점을 다른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발표할 것입니다. 서귀포 어린이습지탐사대는 9월 17일, 람사르습지도시인 중국 동잉시(산동성)와 제주시습지도시 어린이들과 화상으로 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어린이습지탐사대는 습지를 조사하고 발표하는 활동합니다. 그런 활동으로 친구와 협력하고 습지를 이해하며, 습지에 대해 애정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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