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뷔페인데 고소한 돈가스와 타코야끼, 절제가 안 된다

[동네 맛집] 하효동 빼어날수한식뷔페

오전 11시 조금 넘었는데, 음식점 안은 빈자리가 거의 없다. 밥을 파는 집인데, 밤과 국 냄새 대신에,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반찬으로 돈가스와 타코야끼가 나왔으니, 서둘러 찾아온 보람이 있다.


▲ 사진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돈가스-타코야끼-제육볶음-디저트 수박(사진=장태욱)

8월, 농부는 무더위와 싸우는 계절이다. 잡초와 벌레에게 무더위는 축복이지만, 저들이 기가 오른 만큼 농부의 전투는 힘에 부친다. 그렇다고 더위 속에 무작정 일을 하다가는 더위에 지쳐 넘어질 수도 있다. 이른 아침에 일을 하다가 몸에서 땀이 쏟아지려 할 때는 일을 내려놓고 후퇴해야 한다. 몸을 씻고 좋은 음식점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으면 농부의 여름일과는 끝이 난다.

며칠 전 인근 하효 마을에서 새로운 음식점을 찾았다. 이름도 독특하게 ‘빼어날 수(秀)’. 작년에 문을 열었다는데, 내 눈에 띤 게 처음이니,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12시30분쯤에 들어갔는데, 자리가 부족해 몇 분을 대기해야 했다. 우리가 기다리는 도중에 뒤에도 줄이 이어졌다. 꽤나 알려진 음식점인 모양이다.



1만 원 한식 뷔페인데, 일반 한식뷔페와는 반찬이 조금 다르다. 처음 갔을 때는 사람이 붐벼 정신이 없었는데, 일주일 후에 조금 일찍 시간을 내서 다시 찾았다.

오전 11시 15분에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벌써 대부분 자리가 손님으로 찼다. 음식점 안에 4인용 테이블이 10개 쯤 있는데, 하나만 남았다. 아내와 빈자리를 차지했다.

쌀밥과 오이미역냉국이 나왔고, 반찬은 시금치무침, 두부볶음, 어묵볶음, 김치, 양배추샐러드, 달걀찜, 돈가스, 타코야키, 파전, 돼지고기 제육볶음, 등이 나왔다. 수박, 비빔국수가 샐러드로 나왔다,

이런 경우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한다. 일단, 돈가스와 타코야끼는 1순이고 튀긴 음식에는 샐러드를 곁들여야 한다. 다음엔 파전과 달걀찜, 이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렇게 떴는데, 접시가 많이 비었다. 거기에 어묵볶음과 삶은 양배추를 넣었더니 접시가 가득 찼다.



돈가스는 양을 조절할 수 있게 으름열매만한 크기로 잘게 튀졌다, 고소한 냄새와 더불어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러운 게 일품이다, 소스도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 먹기에 적당하다. 타코야끼는 반죽이 잘 됐는데, 속이 쫀득해서 좋다. 튀긴 음식과 샐러드를 함께 먹으니 뭔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묵은 잘게 썰어서 당근과 함께 조렸는데, 짭조름해서 밥을 부르는 맛이다. 달걀찜은 부르럽게 담백한데, 다른 반찬과 함께 있으니 가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냉국은 시원한 국물에 미역과 함께 오이, 양파를 썰어 넣었다. 여름에는 역시 냉국 한 사발을 먹어야 더위를 이길 수 있다.

디저트로 나온 수박, 정말 달았다. 떱 본 기에 제사 지낸다고, 비빔면 한 그릇 뜨고 그 위에 수박, 돈가스, 타코야끼를 올려 먹었더니, 이것도 제 맛이다.


접시와 사발을 모두 깨끗이 비웠다. 조금씩 먹겠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나올 때는 배가 불렀다. ‘맛있으면 0칼로리’라고 핑계를 대고 싶은데, 몸이 너무 무겁다.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문을 연다. 9월부터는 토요일에도 문을 열 것이라고 한다.



빼어날수한식뷔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신상로 2, 064-767-0766
한식뷔페 1인 1만원


<저작권자 ⓒ 서귀포사람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