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는 표정, 즐거운 농촌을 읽었다
농촌융복합산업 박람회 ‘푸파페 제주’ 11∼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려
농촌융복합산업 박람회라는데 가장 즐거운 건 어린이들이다. 팔순이 넘은 어르신들의 그림도 전시됐다. 농촌에 다양한 즐거움이 숨어 있다는 걸 보여주는 행사였다.
제7회 농촌융복합산업 제주국제박람회 ‘푸파페 제주(Food-tech & Farming Plus @ JEJU Fair)’가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1층 전시실에서 열렸다. 주제가 ‘놀멍 보멍 먹으멍 지꺼진 푸파페’로 전시·체험·수출상담 등의 분야에서 100여 개 부스가 운영됐다. 제주도가 행사를 주최하고, (사)제주농업농촌진흥원과 제주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가 주관했다.

12일 오후, 박람회가 열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전시장을 찾았다. 현장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현장등록을 위해 10분 넘게 줄을 섰다. 전시장에 입장했는데 사람으로 가득했고, 참여한 업체나 구경 나온 시민들이나 표정에 웃음이 가득했다. 박람회의 분위기만으로는 우리사회가 지독한 불화의 늪에 빠졌다는 게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박람회인 만큼 업체들은 농산물과 가공용품을 현장에 전시해 홍보하고, 소비자들은 시식과 시음을 거쳐 상품을 직접 구매했다. 그런데 이번 박람회에는 특별한 게 있었다.

우선, 전시장 가운데를 어르신들의 그림이 차지하고 있었다. ‘밭의 신들, 그림에 스며들다’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 전시인데, 선흘1리 어르신들이 3년 동안 갈고닦은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농촌의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인 만큼, 대부분이 농사를 주제로 한다. 농촌융복합산업 박람회에 예술이 들어온 특별한 사례인데, 어르신들의 그림에 많은 시민이 관심을 보였다. 그림이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리고 어린이 참가자들이 많았고, 이들이 참여할 만한 체험 프로그램이 많았다. 메밀풀장이 마련됐는데, 아이들이 메밀에 빠져 노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미니케이크 만들기나 인절미 만들기 등 요리체험 프로그램도 열렸는데, 아이들은 셰프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진지하게 체험에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업체의 판매 실적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좋은 상품에 지갑을 열면서 박람회가 단순히 업체의 이름 알리기에 그치지 않고 매출을 올리는 데에도 기여했다. 하례점빵 감금순 대표는 “11일과 12일, 이틀만에 상웨빵을 100만 원 넘게 팔았다.”라며 “실적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달자농 최은지 대표도 “이번 박람회에서 미니 단호박을 팔았는데, 현장 판매와 택배 판매를 포함해 350킬로그램 넘게 팔았다.”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농촌융복합산업 박람회인 만큼 농기구도 선보였다. D업체가 최근에 개발했다는 전동 운반기를 전시했다. 담당자에게 확인해보니, 리프트와 덤핑 기능도 있고 짐을 300킬로그램까지 실을 수 있다. 게다가 운전도 예전 방식보다 편리해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운행할 수 있을 정도다. 다만, 판매 초창기라 제품 가격이 1000만 원이 넘었다.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업체와 다양한 시민이 참여한 박람회, 현장의 표정에서 우리 농촌에 행복과 기쁨의 요소가 숨어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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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