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물러간 주말 아침우뚝한 한라산과푸른 하늘을 담은서귀포 바다최유리의 노래 가사처럼숲이 되고 싶은 작은 섬그 한구석이 되고파언덕처럼 오르는 새연교그늘진 좁은 오솔길 나무 틈으로 부는 바람오래 전 섬 지키던늙은 농부의 노래PHOTO BY 제주별 여행자 양희라
난 순대를 사랑한다. 내게 순대는 잔치 음식이다. 예전 제주도에선 잔치가 있을 때마다 순대를 만들었다. 고기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는데, 그런 기억 때문에 테이블에 순대 한 접시가 있으면 잔치에 초대된 것처럼 흐뭇해진다.순대를 담든 장면을 보는 것도 설레는 일이다. 돼지
처음 보는 나무인데 정말 앙증맞은 꽃이 피었다. 꽃잎이 땅을 향해 펼쳤는데, 그 덕에 우산처럼 빗물을 가릴 수 있다. 벌 한 마리가 축축한 꽃 속을 파고들어 정신없이 꿀을 빨고 있다.기상청은 매일 거짓 예보를 반복한다. 장마철이라 매일 비를 예보하지만 제대로 비가 내리
제주도에는 368개의 오름이 있다고 알려졌다. 예전 제주도사람들은 오름에서 소와 말을 키우거나 사냥을 했다. 농지가 부족하자 오름 주변에 밭을 일궈 농사를 짓기도 했고 나무를 태워 숱을 굽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오름에 봉수를 설치해서 봉화를 피웠고, 일본제국주의자들은
과거 서귀포시 하원동 상잣 위에 너른도화전이 있었다. 법정사항일운동 발상지로 가는 길가 하천변에 있었는데, 하원동 1848일원을 이른다. 주민들은 영실 주변을 상원, 이 지역을 중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원동은 중산간 마을로 법화사와 관련이 많은 마을이다. 하원동에서
도시 뒷골목에 뛰어노는 사진 속 아이들은 한없이 행복하다. 부모님이 일터에 나간 사이 이들은 함께 놀고 밥도 같이 먹는다. 이 시대 친구는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제주도 바당과 밭에서 어른들이 일하는 풍경은 그 시대 수눌음을 담았다. 거친 환경에서 함께 생활하는 섬사람
조개가 고통 속에 진주를 잉태하는 것처럼, 작가란 타인의 고통을 내안으로 끌어들이고 특이한 운명을 짐 진 자들이다. 독일 소설가 귄터 그라스는 ‘작가란 과거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는 족속’이라 했는데, 한강이 그 운명을 타고 난 작가라는 걸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한강
농가주택 마당에서 좌충우돌하며 닭을 키우는 이야기가 참석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닭이 흙 목욕하는 장면이 아름답다는 대목에 반려 닭을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읽혔다. 시인 김수용이 닭을 키우며 백만장자 부럽지 않다고 했던 것처럼, 작가의 가족도 병아리를 통해 행복을 설
초여름이 되자 해변에 인동초 꽃이 피었다. 하얀 꽃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점차 노랗게 색이 변한다. 향긋한 꽃내음과 화려한 색을 좇아 벌이 날아든다. 꽃잎 한 장이 깊이 말려 화관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열리고, 그 길로 벌이 나들고 암술과 수술이 나온다. 알고 보니 영
참새와 방앗간이란 속담이 있다. 근처를 지날 때면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장소인데, 누구에게나 그런 장소기 있다. 돼지 머릿고기와 순대를 푸짐하게 내놓는 재래시장 식당이 있는데, 난 거길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제주시 이도일동 제주칼호텔과 광양사거리 중간 지점
이쿠노구 코리아타운을 가장 실감나게 보여주는 공간이 있다. 쓰루하시시장인데, 일제강점기에 암시장으로 출발한 시장인데, 지금은 많은 여행객이 몰리는 명소가 됐다. 코리아타운 거리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갈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파라, 냇둑공사 다 끝난 땅일지라도/ 40여
연일 장맛비에마음마저 눅눅한데장마 잠시 쉬는 틈에서중천을 걸었다.어지러운 세상일렁이는 마음인가?울퉁불퉁 바위투성이구겨진 하천 바닥먼 산 허리는구름을 붙들고이끼 낀 웅덩이는고요를 담았다.PHOTO BY 제주별 여행자 양희라
사라진 아들을 찾아달라는 친구 어머니의 전화 한 통화가 어린 소년을 5월 광주의 최전선에 서게 했다. 금남로가 피로 물들 때 시위대에 맨 앞에서 계엄군 철수를 주장했고, 도청이 함락되기 직전까지 상무대에서 시신을 확인하는 활동을 펼쳤다. 도청이 함락된 이후 계엄군에 끌
혼인지에 수국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렀다. 소문을 듣고 수많은 여행객이 찾아왔는데, 야외공연장에 길게 나열된 분재 전시를 보고 다시 한 번 소리를 질렀다. 여행객들은 꿩 먹고 알 먹는 기쁜 마음으로 전시를 만끽했다.‘2025년 제3회 제주동부분재회 작품전’이 6월 12
폭우가 쏟아져 목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는데, 해설사의 설명은 끊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는 데에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민들이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금물과원 지킴이 곰솔(사진=장태욱)14일, 폭우가 쏟아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