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고급스럽고 건강한 밥상이 9,000원, 이러면 너무 미안한데
[동네 맛집] 외도 가마솥밥
지난해부터 일 때문에 제주시 외도동에 가는 일이 잦아졌다. 가는 일이 잦아지다보니 자주 가는 음식점도 있다. 인공조미료 맛도 느껴지지 않고 가격도 부담도 부담스럽지 않은 무난한 밥집이다.
어린이날인 5일도 근처를 지나가가 그 음식점을 찾았다. 그런데 휴일이어서 그런지 음식점 문이 닫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음식점을 찾아 헤매었는데, 간판을 보고 들어간 곳이 ‘외도 가마솥밥’이다.

다세대주택 1층 상가에 자리 잡은 식당이다. 겉으로는 조그만 밥집 같은데 안에 들어가니 40명은 충분히 수용할 만한 규모다. 절반 이상의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 있는 것으로 보아 동네에서는 꽤나 유명한 가게로 보였다.
정식과 솥밥, 주물럭, 육전, 전골 등을 파는데, 요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 대신에 정식을 주문했다. 1인분에 9,000원이어서, 가격도 가장 저렴했다.
2인분을 주문했는데, 무나물, 고사리무침, 당근채무침, 미나리무침, 콩나물무침을 담은 접시가 나왔다. 나물이 모두 밝은 색을 띠어서 입맛을 돋우었다. 그 다음에 제육복음 청국장, 김치, 양배추샐러드, 멸치볶음, 소시지, 오징어젓갈, 달걀프라이, 된장찌개, 상추 등이 상에 올랐다. 그리고 잡곡밥과 함께 미역국이 나왔다.

상에 오르는 반찬의 가짓수와 종류에 눈만 휘둥그레 커졌다. 9,000원을 내고 먹기에는 너무나 미안한 밥상이다.
달걀프라이와 함께 나물이 종류별로 나오고 밥이 대접에 담긴 것으로 보아, 밥을 비벼서 먹도록 내놓은 음식이다. 밥 위에 나물을 종류별로 얹은 후 양념장을 넣었다. 그리고 달걀프라이를 올리니 정말 고급스러운 비빔밥이 됐다..
밥을 비벼서 한 숫가락 먹었는데, 밥이 고슬고슬 적당히 익었고 여러 곡식이 함께 씹혀서 식감이 좋았다. 게다가 여러 나물에서 신선하고 건강한 맛이 향이 났다. 씹어서 목으로 넘길 때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제육볶음도 양념이 잘 되었다. 돼지고기 한 점을 상추에 싸서 먹으니 느끼하지도 않고 씹히는 맛이 좋았다. 양배추샐러드는 간장으로 양념을 했는데, 단순하면서도 아삭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났다. 김치와 멸치볶음도 무난한 맛이다.
주변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은 대체로 솥밥 요리를 먹고 있었다. 제육솥밥, 고등어솥밥, 낙지솥밥 등인데, 또 오게 되면 고등어솥밥을 먹어보겠다고 생각했다.
우연히 들어왔다가 한 끼 제대로 먹고 갔다. 제주시농협 외도점에서 서쪽으로 100여 미터 거리에 있다.
외도 가마솥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정로6길 11 1층, 064-744-8283
정식 1인분 9000원, 제육솥밥 1인분 1만1,000원,
고등어솥밥 2인분 2만2,000원, 낙지솥밥 2인분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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