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의 노래가너무나 어울리는10월 어느 멋진 날오랜 해풍에끝내는 굽어진보목리 해안길앞뒤 잴 줄도 모르면서자벌레 걸음으로길을 걸었다.한기팔 시인이마음 옮겨 놓았다던섶섬이 눈앞이고소천지 맑은 물은작은 물고기와파란 하늘을 담았다.가을, 이 길 위에서내게 정말더는 소원이 없
가을 하늘이 한없이 푸른 날입니다. 파란 잔디 운동장에서 뛰어놀거나 도시락을 싸고 소풍을 떠나면 좋은 날입니다. 화창한 날씨의 축복을 온몸으로 맛본다면, 남은 가을을 웃으며 지낼 것 같습니다.11일 오후, 오석학교 마당에 만학도 어르신들과 자원봉사 교사들이 모였습니다.
조천읍 와흘리 너른 들판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여행자들은 이 풍경을 사진에 담느라 정신이 없다. 방문자센터에는 메밀 지름떡과 빙떡이 향긋한 냄새를 풍긴다. 이 풍경 만으로도 1주일은 행복할 것 같다. 지난 주말에 와흘리에서 열리는 메밀문화제에 다녀왔다. 공식
두메 깊숙한 곳에 들어앉은 오름두메 깊숙한 곳에 들어앉아 오히려 돋보이는 오름, 오름 나그네의 저자 김종철의 표현이다. 두드러진 몸매도, 가까이하기 좋은 오솔길조차도 갖춰지지 않았다. 다가갈수록 짙푸르게 숲에 싸인 웅숭깊은 몸가짐에는 외진 들녘에서 자적하는 넉넉함이
일제강점기에 서귀포시 상효동 선돌 일원에 화전민 여러 가구가 살았는데, 이들은 선덕사 동쪽 인근 언물내의 물에 기대어 생활했다. 그 밖에도 화전은 선돌선원 북쪽과 서쪽에도 분포했다.■사두석화전 사두석은 남국선원의 동쪽 상효동 산 41번지에서 아래쪽 산 69-1번지 산록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 (센터장 이광준, 이하 ‘센터’)가 휴먼라이브러리 영상 전편을 공개했다. 공개한 작품은 제주도 고유한 노지문화를 일궈온 마을 삼춘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록한 아카이빙 영상물이다. 휴먼라이브러리(human library)는 2000년도에 덴마크에서
라싸에 도착한 날 가이드 박 선생이 신신당부를 했다. 고산에 적응하기 위해서 며칠 동안은 불편해도 샤워를 하지 말라고. 말 안 듣고 답답하다고 샤워했다 고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여럿 봤다며. 다행히 한국의 여름처럼 습하지 않고 건조하며 일교차가 있는 날씨였기에 모두들
추분이 지나고 밤이 점점 길어진다. 야식 생각이 절실한 날이 있다. 밤에 반가운 사람을 만나 시장 같은 데서 따뜻한 국물요리를 나누면 좋겠는데, 마땅한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 마음이라면 바당국수를 찾을 일이다.오석학교 동료 자원봉사 교사들과 바당국수를 처음 찾
가을 마흐니숲길 생각에마음 촉촉해져서간밤엔 가을 재촉하는비가 내렸다.호수처럼 불어난 장구못빗물과 함께옛 화전민의 노래도가득 담았고시루떡같은 용암대지흩어진 바위 위에도높고 우뚝한 것들이연둣빛으로 하늘을 가린다.수만 년 전용암 흘렀던좁은 틈새로조잘조잘 물줄기 흘러말이 쉰다
2010년 여름, 우리 가족은 귀촌을 결심하고 지금 살고 있는 망장포로 이사를 왔다. 가까운 곳에 옛날식 아담한 포구가 있고, 여름에 시원한 물을 내뿜는 샘이 있는 곳이다. 바다에서 늘 시원한 바람이 불고, 사람 사는 얘기가 그 바람을 타고 마을을 돌아다닌다. 이런 환
몇 년 전 여름, 도서관에서 『구의 증명』을 빌려 읽었다. 짧은 소설을 몇 시간 만에 주파하고 ‘아니, 이 작가는... 도대체 누구인데 이런 글을 쓰는 거지?’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읽을 만한 소설을 추천해 달라는 지인들에게 『구의 증명』을 추천하곤 했는데
해 뜨는 마을은 성산이지만, 햇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마을은 오조마을이다. 이름도 그렇다. ‘성산’이라는 이름에 ‘일출’이 따라붙은 건 오래지 않다. 그냥 ‘성산(城山)’이었을 뿐이다. 유독 ‘오조(吾照)’라는 마을에만 해와 연관이 든 한자가 붙어 있다. “내게 볕이
‘제주에서 『순수이성비판』읽기’ 2차시 강좌가 2일 저녁, 서귀포 복합문화공간 라바르에서 열렸다. 이날 주제는 ‘플라톤의 이데아와 칸트의 아프리오리 사이에서’이다. 저녁 7시에 시작한 강의가 10시까지 이어졌는데, 자리를 떠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만큼 진지한 분위
서안에서 중국동방항공의 국내선으로 라싸까지 3시간20분이 걸린다. 라싸가 가까워지자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달라졌다. 8월 4일, 라싸 공항에 도착하니 현지 가이드가 마중을 나와 환영의 의미로 한 사람 씩 목에 흰색 가타를 걸어준다. 티베트에서는 만남과 이별의
산방산이 어디든 보이는 마을이다. 남쪽으로 산방산이 버텨주니 든든하기만 하다. 소개할 곳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덕수마을이다. 원래는 덕수라는 이름이 아니었다. 옛 이름은 자단리다. 에 들어 있는 지도 ‘한라장촉’을 보면 ‘자단리’라는 이름이 뚜렷하다. 고지도의 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