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가 고통 속에 진주를 잉태하는 것처럼, 작가란 타인의 고통을 내안으로 끌어들이고 특이한 운명을 짐 진 자들이다. 독일 소설가 귄터 그라스는 ‘작가란 과거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는 족속’이라 했는데, 한강이 그 운명을 타고 난 작가라는 걸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한강
농가주택 마당에서 좌충우돌하며 닭을 키우는 이야기가 참석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닭이 흙 목욕하는 장면이 아름답다는 대목에 반려 닭을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읽혔다. 시인 김수용이 닭을 키우며 백만장자 부럽지 않다고 했던 것처럼, 작가의 가족도 병아리를 통해 행복을 설
초여름이 되자 해변에 인동초 꽃이 피었다. 하얀 꽃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점차 노랗게 색이 변한다. 향긋한 꽃내음과 화려한 색을 좇아 벌이 날아든다. 꽃잎 한 장이 깊이 말려 화관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열리고, 그 길로 벌이 나들고 암술과 수술이 나온다. 알고 보니 영
참새와 방앗간이란 속담이 있다. 근처를 지날 때면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장소인데, 누구에게나 그런 장소기 있다. 돼지 머릿고기와 순대를 푸짐하게 내놓는 재래시장 식당이 있는데, 난 거길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제주시 이도일동 제주칼호텔과 광양사거리 중간 지점
이쿠노구 코리아타운을 가장 실감나게 보여주는 공간이 있다. 쓰루하시시장인데, 일제강점기에 암시장으로 출발한 시장인데, 지금은 많은 여행객이 몰리는 명소가 됐다. 코리아타운 거리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갈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파라, 냇둑공사 다 끝난 땅일지라도/ 40여
사라진 아들을 찾아달라는 친구 어머니의 전화 한 통화가 어린 소년을 5월 광주의 최전선에 서게 했다. 금남로가 피로 물들 때 시위대에 맨 앞에서 계엄군 철수를 주장했고, 도청이 함락되기 직전까지 상무대에서 시신을 확인하는 활동을 펼쳤다. 도청이 함락된 이후 계엄군에 끌
혼인지에 수국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렀다. 소문을 듣고 수많은 여행객이 찾아왔는데, 야외공연장에 길게 나열된 분재 전시를 보고 다시 한 번 소리를 질렀다. 여행객들은 꿩 먹고 알 먹는 기쁜 마음으로 전시를 만끽했다.‘2025년 제3회 제주동부분재회 작품전’이 6월 12
폭우가 쏟아져 목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는데, 해설사의 설명은 끊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는 데에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민들이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금물과원 지킴이 곰솔(사진=장태욱)14일, 폭우가 쏟아지는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언제부턴가 2년에 한 번씩 뭍으로 수학여행을 간다. 그동안 바쁜 핑계로 함께하지 못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도 포천으로 간다고 했다.경기도 포천을 여행으로 가는 건 처음이다. 일정에 한탄강 지질공원과 광릉숲이
지리가 상에 올랐는데, 담백한 국물이 내는 고소한 향이 온몸에 스몄다. 푹 끓인 무와 도미가 어우러져 국물은 일품 맛을 낸다. 이런 먹고 기운을 내면 장마 며칠은 거뜬히 견디겠다.장마가 시작됐다. 안 그래도 습기가 많은 도시인데 앞으로 한 달 이상 습한 날씨가 계속될
‘오사카 코리아타운 역사자료관’은 이쿠노구 모모다니(桃谷)의 아담한 1층 단독건물에 있다. 한때 이카이노猪飼野)라고 불리던 지역의 한가운데 지점이다. 일대는 오래전부터 조선인, 특히 제주인의 터전이었다. 해방 전에는 수많은 조선인이 일자리를 찾아 일대 공장에 몰렸다.
제주도는 예로부터 바다를 일터 삼아 생활을 영위했다. 그런데 1883년, 조선과 일본이 체결한 ‘재조선국 일본어민통상장정’을 제주 어민의 생활은 큰 위기를 맞았다. 협정을 근거로 일본 어민은 조선의 근해에서 어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고, 무분별한 어업 침탈로 제
귤의 껍질엔 푸른빛이 도는데, 껍질 안쪽은 진한 붉은색이다. 한 조각 먹어보니 식감이 부드럽고 달콤하다. 맛있는 귤인데, 올봄 저온 현상으로 착색이 늦어져 출하가 지연됐다. 그럼에도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농가는 좋은 가격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9일, 서귀포시 남원읍
대정읍에서 생산한 마늘을 재료로 마농바게트빵과 마농스콘, 마농타르트, 마농소라꼬치 등 다양한 음식을 선보였다. 무대에서 동아리회원들이 색소폰을 공연하는데, 장터에서 음식을 만들던 부녀회원들이 일어나 춤을 추웠다. 마늘 수확을 끝낸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43년 만에 친구들과 1박 2일 수학여행을 떠났는데, 비행기가 5시간 동안 출발하지 못하면서 모든 일정이 일그러졌다. 점심식사를 예약한 식당에 양해를 구해 식사를 못 할 것이라고 통보했는데, 식당 사장님의 목소리가 여간 어둡지 않았다. 항공사에서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