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논바닥에서 못자리를 지어내는 부지런한 평화, 버려진 들녘도 남모르게 찾아가는 혈족 같은 사랑의 평화, 밤새워 물꼬를 보거나 피사리를 하거나 김을 매던 건강한 노동에 기댄 평화, 하늘과 조상께 감사 올리기를 잊지 않고, 고댄 육신은 꿀맛 같은 막걸리 한 사발로 녹여
서귀포시 영남동은 과거 화전민이 살던 마을이며, 주변에 판관화전과 코빼기화전을 위성화전으로 거느리고 있었다는 걸 앞서 기사에서 기술했다. 1880년대 중반에 김 씨 일가가 판관화전에 들어갔는데, 이들은 1910년 중반 이전에 영남동으로 이주한 것으로 보인다. 영남동으로
봄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추위가 몰려왔다. 지구온난화로 북국 제트기류에서 빠져나온 찬 기단에 한반도 주변에 몰려와서 생기는 현상이라는데, 방심하다가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다시 두꺼운 옷을 꺼내고, 땔감을 챙겼다. 2월에 들어 회식 때마다 고기를 먹은 터라,
불쑥 찾아왔던폭설과 한파정월 대보름 호령에한라산으로 퇴각했다.먼 바다에서 바람 타고들녘에 차오른 봄물일출봉, 성읍마을 지나큰사슴이 앞에 멈췄다.대록산 둘레길큰 사슴 한 마리튀어나올 것 같은새벽 어스름숫한 오름은 모두제 노래를 부르고풍력발전기는 도돌이표후렴을 반복한다.P
바다가 마당처럼 눈앞에 펼쳐진 서귀포시 두머니물에 유채꽃이 노랗게 피었다. 범섬 앞 갯바위에는 물새가 놀고, 해변 도로에는 사람들이 넋을 놓는다. 유채꽃은 신이 빚은 가장 아름다운 해안에 놓인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서귀포시 법환동과 강정동 해안 경계를 ‘두머니물’이라
낮은 오름이라고 무시하지 마라네비게이션이 알려준 길을 따라 간 오름은 별것 없는 듯한 곳이었다. 안내한 곳은 상수도급수장, 그곳을 지나 정상부를 오르는 길은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1997년에 설치된 통신기지국으로 길이 쉽게 만들어진 것이다. 또 다른 2개의 탐
한국생활개선서귀포시연합회가 13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김희순 전 회장이 2년 임기를 마무리했고, 김원숙 회원이 신임 회장에 취임했다. 서귀포시 관내 읍면동 생활개선회 회원들이 참석해 새로운 집행부의 출항을 응원했다. 현창훈 서귀포시 부시
지난 7일, 중문마을회(회장 김지환)가 마을 공동묘지에서 토신제를 봉양했다. 자정 무렵에 마을을 지키는 토신에게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이다. 마을회는 이날 하루 행사를 위해 며칠 전부터 제수를 준비하고 제기를 닦는다. 그리고 이날 하루 마을회관을 찾는 손님에게 정
이문구가 자신의 친구를 모티브로 쓴 실명소설 『유자소전』에서 재벌총수의 운전사로 일하던 주인공 유자의 이야기는 계층 간 취향의 차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재벌총수는 한 마리에 80만원이나 하는 비단잉어를 자택 연못에 떼로 풀어 놓는다. 어느 날 시멘트 독성 때문인지 비
입춘 지나고도닷새인데봄 대신 찾아온시베리아 동장군쏟아부은 눈가루놀라 귀신도숨을 죽인 이승이 겨울숲눈을 파고드는발자국 소리헐떡거리는숨소리걸을수록눈은 깊어지는데여기까지 왜 왔는지는아무도 묻지 않았다.PHOTO BY 양희라
한겨울인데 가녀린 가지 끝에 노란 꽃이 피었다.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 듯 꽃은 한 결 같이 땅을 향했다. 꽃의 바깥은 노랗고 안쪽은 빨간 게 보리빵 속에 붉은 팥이 들어 있는 것처럼 대비를 이룬다. 벌집 모양인데 매화를 닮았다고 ‘납매(蠟梅)’라 부른다.납매는 꽃봉오리
자정이 가까운 시각, 마을 공동묘지에서 축문이 한밤의 적막을 깼다. 눈 내리는 추위 속에서도 제관은 마을의 안녕을 위해 연속해서 절을 올리고 술을 따랐다. 중문마을이 토신제를 올리는 날인데, 주민들은 이 제사를 위해 며칠 전부터 정성을 모았다고 한다.7일 중문마을회(회
윤석열 파면과 처벌, 내란세력 청산을 위한 서귀포시민문화제가 7일 저녁. 서귀포 일호광장에서 열렸다.서귀포시내에서는 지난해 12월 11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탄핵집회다.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체’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민주주의를
강정드르 도원드르 드넓은 평야 가운데 오름사람들이 오름을 찾는 이유는 제각각, 하지만 다른 마음으로 찾아든 사람들의 발걸음을 받아 안은 오름은 언제나 한결같다. 안다고 찾아간 발걸음은 오름에 맡기는 순간 허언임을 알게 된다. 오름은 어떠한 차별도 없이 저마다
서귀포시 영남동은 과거 화전민이 살던 마을이다. 주변에 판관화전과 코빼기화전을 위성화전으로 거느리고 있었다. 판관화전은 1914년까지 사람이 살았는데, 1918년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거기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되는 집안이 있다. 앞선 기사에서 소개한